(아처) 문화일기 149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1999-08-20)

작성자  
   achor ( Hit: 907 Vote: 4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문화일기


『칼사사 게시판』 33909번
 제  목:(아처) 문화일기 149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8/20 12:21    읽음: 44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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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정호승, 창작과비평사, 1997, 시, 한국

        - 인수봉

        바라보지 않아도 바라보고
        기다리지 않아도 기다리고
        올라가지 않아도 올라가

        만나지 않아도 만나고
        내려가지 않아도 내려가고
        무너지지 않아도 무너져

        슬프지 아니하랴
        슬프지 아니하랴

        사람들은 사랑할 때
        사랑을 모른다
        사랑이 다 끝난 뒤에서야 문득
        인수봉을 바라본다









        무척이나 강렬한 제목,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제목에 이끌려 정호승이란 시인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 채 
      집어들었지만 실망만 가득 안은  채 책을 놓았다. 이런 시는 
      역시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

        하응백 씨의 시평에 의하면 정호승이 말하는 사랑,이 중의
      적일 지도  모르겠지만 온통 사랑,이란 것으로  시집 전체를 
      뒤범벅시켜 놓은 이 시집은 짜증, 그 자체였다.

        게다가 정호승의 시 구조가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아마
      도 그가 가장 많이 쓰는  표현기법은 비교와 대조인 것 같은
      데 전혀 가슴에 와 닿지  않는 소재들로 그치지 않고 나열해 
      대는 모습은 참기 역겨웠다. 끙. --;

        그런데 이번에 크게 깨달은 건 내 시 읽은 방법이 잘못 되
      어도 많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었다.  난 너무 가볍게, 또 쉽
      게 시를 읽어버리고  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좀 
      더 분위기를 느끼며 읽어야할 것인데... 쯔압.










        - 끝끝내

        헤어지는 날까지
        사랑한다는 말 한마지 하지 못했습니다

        헤어지는 날까지
        차마
        사랑한다는 말 한마지 하지 못했습니다

        그대 처음과 같이 아름다울 줄을
        그대 처음과 같이 영원할 줄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순결하게 무덤가에 무더기로 핀
        흰 싸리꽃만 꺾어 바쳤습니다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
        눈물도 지나치면 눈물이 아닌 것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990819 22:50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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