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연말 토토가,는 나 역시도 매우 즐겁게 봤었다.
핑클이나 투야, 비비, 채정안 등 훌륭한 가수들이 나오질 않아 아쉬움은 좀 있었지만
이정현은 반가웠었다.
이번 설 연휴를 맞이하여 메이킹필름과 공연실황을 추가 방송 하던데,
이정현 이야기 좀 해보자.
2.
90년대 중후반, 대학로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소는 크게 두 종류였는데
하나는 천일동안도,와 같은 라이브 재즈카페였고,
다른 하나는 Music Factory,와 같은 뮤직비디오 상영관이었다.
뮤직비디오 상영관,이라는 게 좀 어색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음료 한 잔 시켜 놓곤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하루 종일 뮤직비디오를 보는 곳으로,
대체론 외국 락 중심으로 음악을 틀어주곤 했었다.
좀 과도기적인 면이 없잖아 있어
이미 90년대 초중반부터 MTV를 통해 익숙해 지고 있던 해외의 뮤직비디오를 단체 관람하는 것과 동시에
쪽지에 신청곡을 (고이) 적어 DJ, 당시엔 VJ라 불리던 이들에게 전달하면 해당곡을 틀어주는 7-80년대 다방 느낌이 공존하는 그런 곳이었다.
아무튼 당시엔 고등학생 시절부터 이어지고 있던,
남자라면 메탈 음악 정도는 좋아해 줘야 한다는 강박이 다소 있었고,
돈은 없고, 시간은 많던 시절이기에 음료 값만으로도 하루 종일 짱 박혀 다양한 (락)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었다.
3.
Music Factory에서 해외 뮤직비디오를 보던 시절
가장 인상 깊었었던 건 Marlyn Manson의 Long hard road out of hell였었다.
괴기스러우면서도, 화려하고, 좀 역겹기도 하면서도 섹시하고... http://www.youtube.com/watch?v=THNEolxBmso (YouTube 있는 시대라는 게 얼마나 좋은가!)
한국에선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이 느낌을 2년 후 전혀 예상치 못한 뮤직비디오에서 보게 됐는데,
세기말 도리도리 하며 머리 돌리기 테크노의 유행 초기,
구피,의 게임의 법칙,을 통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