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전, 짧고 간단하게.
요즘 앙큼한 돌싱녀,란 MBC TV 드라마를 즐겁게 보고 있다.
가장 최근에 본 드라마가 2010년 작 시크릿 가든, 이었으니 이는 내게 흔한 일이 아니다.
보면서 생각했다.
내 사랑의 원형은 이별 후 다시 만나 사랑하는 데 있을 지도 모르겠다고.
학창 시절 눈물 흘리며 본 문학, 또는 그 비스무레는 다섯이다.
빨간머리 앤, 삼국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북두신권, 그리고 에릭시걸의 닥터스.
눈물 흘리며 볼 만한 작품이 아닌 것들도 좀 포함되어 있는 듯 하긴 하지만
아무튼 그랬다, Fact니 어쩔 수 없다.
그 중 닥터스.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정확히 생각 나진 않지만
한 남자아이가 있고, 한 여자아이가 있으며,
그 남자아이는 그 여자아이가 이혼 후 돌아온 그 때도 그녀를 사랑했다는 기억은 남아 있다.
중학생 시절 아버지가 사준 그 소설 속에서
나는 남성과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우정을 깨달았다고 여태 여겨왔었는데,
지금 와 생각해 보니 그것은 우정이 아니라 내 사랑의 원형인 것도 같다.
감우성, 손예진 주연의 연애시대.
그 드라마를 본 후 나는 아처웹스.를 청산하고 취업과 결혼으로 대표되는 일상적인 삶의 길로 들어서지 않았던가.
연애시대 또한 헤어졌지만 끝나지 않은 사랑이 결국은 다시 이어지는 그 과정에서
나는 삶의 소박한 행복을 많이 느꼈었고, 많이 부러워 했었다.
감수성 짙은 학창시절의 독서는 잘 하고 볼 일이다.
어마어마 하게 삶을 바꿔 버릴 수도 있는, 무의식적인 사랑의 원형이 될 수도 있으니.
아무튼 나는 요즘
앙큼한 돌싱녀,를 즐겁게 보고 있다.
- ach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