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예전부터 알고 지내온 사람이라면
금요일 저녁,
내가 으례 TV를 보고 있겠거니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로 나는 금요일 밤에 방송되는 W를 좋아해 왔다.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으로
스무살부터 출발 비디오여행,과 MBC베스트극장을 꼽아 왔었고, MBC베스트극장이 종영을 한 이후부터는 그 자리를 W가 메워 왔었다.
그 좋은 W를 이번 가을 개편에 폐지하고, 슈퍼스타K류의 일반인 오디션 프로그램을 신설한다고 한다.
미친.
그간 W의 시청률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초기 W에서 세계와 나 W, 그리고 김혜수의 W로 이름까지 바꿔가며 변신을 시도해 왔었지만
시사교양물로 연예오락물과 경쟁하며 시청자를 잡는 것은 만만치 않았나 보다.
그렇다고 종영이라니, 너무하다. MBC.
특히나 그 사유가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앞두고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여전히
나는 한국에 이런 프로그램 하나 정도는 꼭 있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특파원 현장보고 따위의 내용은 유사하지만 포맷은 보도형을 취한 기타 프로그램이 없는 건 아니지만
W는 단순히 해외뉴스를 보도하는 게 아니라 W만의 색깔과 포맷으로 해석을 해내어 왔었고, 나는 그것을 좋아했던 게다.
한국의 시각에서 보도되지 않은, 혹은 보도된 사건을 알려주는 게 좋았고,
W를 보고 있노라면 내가 한국이 아닌 지구에 살고 있구나, 생각할 수 있었다.
대국민 공개 오디션도 좋다, 나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시청률도 중요하다, 무시해도 좋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그저 케이블TV에서 해도 되는, 단기간 반짝 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답습하기 위해
오랜동안 많지는 않지만 좋은 마니아들이 존재하는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자세가 안타깝다.
W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
W가 폐지되면 한국에 꼭 하나정도 있어야만 할 것 같은 프로그램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국제시사 프로그램 W를 대체 가능한 오락물로 바꿔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W 폐지에 반대한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97859 (Daum 아고라)
http://www.imbc.com/broad/tv/culture/w/opinion/index.html (iMBC W 시청자의견)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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